경찰 체력검정의 역사적 변화: 남녀 차이의 사회적 논란과 과학적 합리성

Abstract

체력은 체육학에서 명실공히 주요한 연구 주제이다. 체력에 관한 다양한 연구 중에서도 체력검정, 즉 신체를 측정하고 신체가 가진 역량을 평가하는 작업에 대한 연구는 체육학 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사회에서 경찰, 군대 등에 지원하는 남녀의 체력검정 기준의 차이를 둘러싼 논란은, 기존의 연구 성과에 따라 ‘검정’될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인식을 대중이 널리 공유하는 것과는 별개로, 체력검정 기준에 대한 보편적 합의가 아직 사회적으로 형성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체력을 측정하는 방법의 학술적, 사회적 변화 양상을 추적하여 체력검정 기준의 합리성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시도하였다. 먼저 기존에 형성되어온 체력의 학술적 개념의 변화에 대한 조사를 통해 체력 개념의 다양한 정의와 의미를 탐색한 후, 경찰공무원의 체력검정을 중심으로 신체 검정의 기준과 관점의 변화를 살펴, 기존 체력검정의 합리성을 평가해온 기준을 분석하고 그 합리성이 의미하는 바를 문제화(problematization)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는 특정 직군의 체력검정 기준으로 인해 제기된 사회적 논란을 통해 그동안 당연하게 합리적 근거를 가진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던 ‘체력’, 그리고 그것이 객관적으로 ‘검정’될 수 있다는 관념이 실상은 고정된 진리가 아니라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되고 도전받아 변화하는 유동적 열린 체계임을 지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