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일차적인 목적은 비트겐슈타인의 색깔 배타성 문제에 대한 기존의 연구 경향을 논박하는 것이다. 색깔 배타성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연구자 들은 비트겐슈타인이 1929년에 발표한 논문에 주목해 왔다. 그것은 1929년의 논문에 나타난 색깔 배타성의 논의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방법론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 준다는 판단 아래 이루어졌다. 이 점을 입증하기 위해 그들은 『논리-철학 논고』에 나타난 색깔 배타성 논의와 1929년의 논문에 나타난 색깔 배타성 논의 사이의 차이점, 그리고 1929년의 논문과 그 논문 이후의 색깔 배타성 논의 사이의 유사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 필자는 『논리-철학 논고』와 1929년의 논문 사이의 유사성, 그리고 1929년의 논문과 그 논문 이후의 논의 사이의 차이점을 드러내는 논거들을 제시함으로써, 색깔 배타성 문제에 관한 한 비트겐슈타인의 중기 철학적 사유의 단초는 1929년의 논문이 아니라 그 논문 이후의 작품들에서 보여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본 논문에서는 기존의 연구들에서 보여진 것과는 달리 1929년의 논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게 축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