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의 생애: 도스토옙스키의 조시마 장로와 톨스토이의 세르기 신부

Abstract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연구에서 러시아 정교의 비중은 매우 크다. 기독교 국가였던 19세 기 러시아의 일상생활은 물론 사상, 철학, 예술 등이 모두 러시아 정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형성됐을 뿐만 아니라 시야를 좁혀보아도 두 문호의 작품 세계에 러시아 정교가 큰 영향을 미쳤 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는 말년에 이르러 수도사를 주인공 혹은 주요인물로 작품 에 등장시켰다. 본고는 「카라마조프 형제들」의 조시마 장로와 「신부 세르기」의 주인공을 비교 분석하는데 구체적으로 「카라마조프 형제들」의 6편 2장으로 독립되어 배치된 알료샤의 글이 고대 러시아 문학의 대표 장르인 ‘성자전’ 양식을 차용하면서도 소설의 시학에 조응하는 방향으로 재해석되었음을 논증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도그마와는 약간 이질적인 면모를 보이는 조시마 장 로의 본질을 더욱 뚜렷이 부각시키기 위해 작가가 대립항으로 설정한 페라폰트 신부를 살펴본다. 한편 톨스토이는 조시마 장로와 페라폰트 신부로 대변되는 러시아 수도사의 두 가지 길을 주인 공 세르기 신부에 융합해내고 도스토옙스키가 「카라마조프 형제들」에서 시도한 성자전과는 다 른 방식으로 수도사의 생애를 서술한다는 점을 고찰한다. 조시마 장로와 세르기 신부를 비교해 보면 두 문호가 궁극적으로 겸손함과 사랑의 실천이라는 같은 깨달음에 이르렀지만 수도사의 삶 에서 주목하는 바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