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는 아직 근대문학형성기로 작가가 작품평까지 담당하는 비평가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개벽」(1920~1926)과 「조선문단」(1924~1927)의 월평과 합평회를 통해 다수의 작품을 비평하였다. 전업 비평가의 훈련을 아직 받지 못한 「개벽」과 「조선문단」의 작가-비평가들은 어떠한 언어로 작품 비평을 하고 있었을까? 여기에서는 언어학적 정량분석방식을 활용하여 작가-비평가가 사용했던 당시의 비평어를 미시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① 본 논문은 「개벽」과 「조선문단」의 작품평을 선별하고 자연어 처리를 하여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의 빈도를 구한다. ② 이를 통해 비평가들의 이름과 함께 빈번하게 출현한 단어들[공기어(共起語)]을 구할 것이다. 공기어 찾기에 사용된 알고리듬은 ‘워드투벡(Word2Vec)’이라는 것인데, 이 프로그램은 연구 대상어와 물리적으로는 멀리 있지만 의미적으로 가까운 단어를 찾아 주는 장점이 있다. ③ 「개벽」과 「조선문단」에서 대표 비평어가 쓰인 각각의 맥락을 찾아 용법상 차이를 구할 것이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본 논문은 「개벽」에서 ‘생활’을, 「조선문단」에서 ‘태도’라는 단어를 주목한다. 두 단어 모두 고빈도 단어이지만 그 비평적 용법은 차이가 있다. ‘생활’은 주인공이 겪는 구체적 사건과 그 원인을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수렴하여 담론화하려는 경향이 강했던 반면, 작품 자체에 대한 천착은 오히려 문학사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태도’쪽이 강하였다. 특히 염상섭은 ‘태도’를 다채롭게 활용하여 당시 주요 쟁점이던 비 평의 주관성과 객관성, 문학에 있어서의 힘의 의미, 소설에서 사상을 이해하는 방식 등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 본 논문은 비평사에서 잊힌, 그러나 1920년대의 비평가들에 중요하게 사용된 작품 비평어의 당대적 의미를 밝히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